2년 전에 모의국가 프로젝트를 쓰다가 내 수업을 반성하면서 블로그에 수업을 재구성하는 일이 만만치 않아서 미루고 미루다보니… ‘모의국회’만 하고 끝나게 되었다. 얼마 전에 총선이 있었고, 그러다보니 마음 한켠에 남아있던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모의국가’ 프로젝트가 다시 나를 이끌었다.
그도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2년 전에 쓴 글인데도 불구하고 내 모의국가 프로젝트를 보시는 분들이 계신다. 그 분들께서 후속편을 찾으실까봐… 뒤늦게라도 올려본다.ㅠ 사실, 이렇게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나도 처음 꾸려나가는 것이다보니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고 아쉬운 부분도 무척이나, 정말 무척이나 많았다. 그래서 더더욱 중간에 중단한 이유기도 하다. 블로그 글을 쓰면서 ’내가 이렇게 수업했었단 말인가‘하는 현타가 와서 참을 수 없었기에.
이미 모의국가 프로젝트는 2년 전에 지도한 내용이라 나 역시 내용이 가물가물하다. 물론 그 때 지도한 파일들은 아직 보관중이지만, 내가 쓴 글을 오늘 읽어보았는데 새롭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대강은 기억이 나기에 급박하게 마무리해보고자 한다. 처음에는 엄청 쓸 거리가 많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중요한 사안만 기억이 나서…
2년여가 지났지만, 아직도 이 프로젝트에서 크게 실수한 부분은 또렷이 기억난다. 바로 오늘 소개할 ‘대통령 선거’ 부분이다. 여기서 촘촘하게 계획하지 못한 프로젝트 수업의 민낯이 드러나고야 만다. 바로… 국회의원 후보 공약과 대통령 후보 공약을 명확히 구분해 설명하고 시작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가장 먼저, 각 정당끼리 모여서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 공약을 세워보라고 했는데, 아이들 공약 내놓은 걸 보니 국회의원 선거 공약과 비슷하게 내놓는 걸 확인하였다. 아이들의 수준이 높은 편이라 어떻게 저떻게 이끌고 나가기는 했는데, 그래도 국회의원 공약은 ’지역구‘를 위한 공약으로 "법안"(예: 동물을 유기하면 벌금 100만원)을 내놓도록 해야 하고, 대통령 공약은 ’우리나라’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지원하는 "방향"(예: 교육부에서 동물 유기에 관해 학교에서 교육하도록 한다. / 이미 학생들이 행정부는 나라살림하는 것으로 배웠기에 이와 관련한 지원 방안, 행사, 예산 편성 관련해서 하도록..)으로 공약을 구성해야 한다는 점을 짚어줬으면 처음에 헤매지 않고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 하나 더. 이건 좀 아쉬운 부분인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사람을 고려해서 국회의원을 선출하지 못했다. 권력욕이 있는 아이들이 대다수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고 당선이 되었는데, 이 아이들은 국회의원이 되었기에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게 했다. 사실 현실 세계에서는 국회의원 사퇴하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만, 그렇게 하면 내 수업 계획이 복잡하게 꼬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를 잘 설명하고 출마하지 못하게 했다.
2022년 당시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던 해였기에 아이들에게 아무래도 더 친숙한 만큼, 국회의원 선거보다도 활동이 원활하게 진행되었다. 국회의원 선거와 달리 대통령 선거는 1시간 안에 끝났다. 만약 내가 담임 교사였으면 1시간 조금 넘게 해서 넉넉히 잡고 천천히 했을텐데 그럴 수는 없었다. 게다가 이미 정당도 다 구성되어 있었고, 가치관도 거의 다 알았기에 빨리 진행되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국회의원 선거랑 공약이 비슷하게 갔기에ㅠㅠ…)
선거 공약 정하고, 대통령 선거하고(일종의 반장선거 느낌…) 나니 벌써 마칠 시간이라 장관임명은 그 다음 시간에 진행하였다. 이건 비교적 짧게 진행했다.
먼저 대통령인 사람이 역할극에 필요한 장관 6명을 뽑도록 했다. 이 때, 각 부의 특성을 고려해서 각 부를 잘 운영할 것 같은 학생을 지명하도록 했다. 대통령이 어떤 학생을 지목하면 이 친구가 과연 그러한 직책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 한 번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일종의 인사청문회인 것이다. 이는 국회의원이 해야 하는 일이기에 국회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였다. 물론 아직 아무 직책을 맡지 않은 아이들도 이야기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일단 아이들에게 이 과정은 인사청문회이고, 국회의원들이 하는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너무 반대하는 모드로 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 여기까지… 행정부인 대통령과 각 부의 장관, 입법부인 국회의원들을 뽑았기 때문에 나머지 학생들은 자동으로 사법부에 속하는 것으로 모의 국가 운영체제를 구성하게 되었다. 이후에 각 부끼리 다시 모여 앉도록 하고, 학생들이 채워 써야 하는 역할극 대본을 나누어 주었다. 그래서 행정부 학생들은 예산 편성에 관한 국무회의를 진행하는 대본을, 입법부 학생들은 입법하는 과정을 담은 대본을, 사법부 학생들은 민사재판 대본을 담당하여 빈칸을 채워넣고 연습하는 것으로 진행하였다. 사실 민사재판 대본은 거의 다 주어지는 것이었으나 행정부, 입법부가 어려운 편이었는데, 그래도 어찌저찌 잘 마무리 하였다.
쓰면서 수업 성찰을 하는 중인데, 그러다보니 지난번 포스팅에서 수업을 또 재구성할만한 방안이 생각났다. 그에 대한 글은 너무 길다보니 여기서 끊고 다음편에 이어서 계속 쓰도록 하겠다.
'나의 수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습지도] 나의 3학년 2학기 두자리수 곱셈 지도법 (3) | 2024.10.01 |
---|---|
[프로젝트] 모의국가 프로젝트 3: 전체적인 수업 성찰 및 처음부터 다시 구상한 수업 과정 (0) | 2024.05.24 |
[학습지도] 초등학생 영어 공책 정리는 어떻게 지도할 수 있을까? (2) | 2024.03.15 |
[프로젝트] 모의국가 프로젝트 1: 모의 총선 (4) 국회의원 선출하기 -2- (0) | 2023.01.10 |
[프로젝트] 모의국가 프로젝트 1: 모의 총선 (3) 국회의원 선출하기 -1- (0) | 2022.12.16 |
댓글